이슬아 작

내용보다 글쓰기 방식을 좀 더 주의 깊게 살핀다. 문장은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다.

“젊음은 괴로워…… 너무 많은 가능성이 있거든.”
복희가 묻는다.
“그게 행운이지, 왜 괴로워?”
정수리를 굴리던 슬아가 대답한다.
“다 해봐야 할 것 같잖아. 안 누리면 손해인 것 같잖아.”

난 늘 동물로부터 배우지.

‘왜’란 질문을 하지 않는 법을.
가령 ‘왜 책을 만드냐’는 질문 따위
필요도 없고, 하더라도 답이 너무 간단해

이보게 자넨 책을 왜 만드나?

“나? 너 땜에”
“난 너 땜에.”
“난 얘 땜에”
“난 얘”

✻ 김한민, 『책섬』〈워크룸프레스, 2014)에서 인용.